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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과 질서

같은 시간이라고 말하려면 먼저 맞춰야 할 것

떨어져 있는 두 시계의 지금은 어떻게 비교할까?

Biz2Lab 지식 에세이

2010년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 NIST는 원자시계 두 개를 비교하면서 한쪽의 높이를 약 33센티미터 바꾸었다. 더 높은 시계가 조금 빠르게 움직였다. 계단 두어 개 정도의 높이 차이에서 일어나는 변화라 해도 사람의 감각으로 알아챌 수 있는 크기는 아니다. 연구소의 실험 설명 (새 창)은 이 결과를 일반상대성이론의 예측과 연결한다. 같은 성능의 두 시계도 서로 다른 높이에서 늘 같은 시간을 세지는 않는다.

이야기의 길 따라 6개의 장면

고장 난 시계와 다르게 가는 시간

두 시계의 표시가 달라졌을 때 먼저 떠올리는 것은 고장이다. 배터리나 온도의 영향, 처음 맞춘 시각의 오차도 가능하다. 하지만 같은 성능의 시계를 준비하고 이런 영향을 통제해도, 이동 경로와 중력 조건에 따라 비교한 경과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 상대론적인 시간 비교는 시계가 불량해서 생기는 차이와 물리적으로 예측되는 차이를 구별한다.

NIST는 높이 차이를 둔 비교와 별개로 한 시계의 이온 운동을 바꾸는 실험도 수행했다. 움직임을 준 쪽의 진동 빈도는 비교 시계에 비해 조금 낮아졌다. 이는 시계 전체를 자동차에 실어 달리게 했다는 뜻이 아니다. 원자시계에서 시간을 세는 이온의 운동을 조절한 실험이다. 기사에 등장하는 익숙한 이동 속도 비유를 실제 실험 장면으로 바꾸어 말하면 방법을 잘못 전달하게 된다.

높이에 따른 차이와 운동에 따른 차이는 같은 실험 한 번의 두 이름이 아니다. 운동은 특수상대성이론의 시간 비교에서 다룰 수 있고, 중력에 따른 차이를 설명하려면 일반상대성이론이 필요하다. 이 구별은 시간에 관한 낯선 결과를 모두 하나의 신비로운 현상으로 뭉뚱그리지 않기 위해 필요하다. 어떤 조건을 바꾸어 무엇을 비교했는지 알아야 결과가 설명으로 이어진다.

시계를 읽는 순간과 신호가 도착한 순간

실험실의 A시계와 먼 곳의 B시계를 비교하는 가상 상황을 생각해보자. 두 시계가 같은 시각을 표시한다고 말하려 한다. A에서 B시계 화면을 촬영하면 빛은 B에서 A까지 오는 데 시간이 걸린다. A가 본 표시값은 빛이 출발했을 때의 B시각이다. 화면에 같은 숫자가 보인다는 것만으로 두 장소의 지금을 비교할 수는 없다.

도착 지연을 빼면 될 것 같지만, 편도 시간을 재려면 출발 장소와 도착 장소의 시계를 먼저 맞춰야 한다. 시계를 맞추기 위해 편도 시간을 알고 싶은데 편도 시간을 재기 위해 이미 맞춘 시계가 필요한 셈이다. Einstein Online의 동시성 설명 (새 창)은 이 순환을 소개하며, 한 시계로 잴 수 있는 왕복 신호 시간과 편도 시간 정의를 구분한다.

흔히 쓰는 동기화 절차에서는 A가 빛을 보내고 B가 즉시 반사하며 A가 돌아온 빛을 받는다. A가 출발을 10, 귀환을 14로 기록했다면 B에서 반사된 사건의 시각을 중간값 12로 정한다. 숫자의 단위는 이 예에서 임의로 택했다. 두 시계가 같은 관성계에 정지해 있고 양방향 빛의 이동을 대칭으로 다루는 규칙을 채택한 경우다. 반사 장치에 지연이 있다면 그 지연도 따로 다뤄야 한다.

이렇게 정한 B의 시각은 전 우주의 숨은 벽시계를 읽은 값이 아니다. 사건에 시각을 부여하기 위해 명시한 절차의 결과다. 절차에는 측정할 수 있는 왕복 신호와 동기화의 약속이 함께 들어간다. 약속이라고 해서 아무 방식으로 정한 숫자가 같은 물리 법칙을 자동으로 만족하는 것도 아니다. 그 규칙을 쓰면 어떤 비교가 가능해지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서로 움직이는 관찰자는 같은 사건을 다르게 묶는다

동시성을 정의하는 일과 느린 통신 때문에 늦게 보는 일은 다르다. 늦게 도착한 신호를 보정하더라도 서로 상대 운동을 하는 관성계에서는 떨어진 두 사건이 동시에 일어났는지에 대한 판정이 달라질 수 있다. Einstein Online의 시공간 설명 (새 창)은 시간과 길이의 비교가 관찰자의 운동 상태에 의존한다는 점을 다룬다.

관성계란 여기서 가속하거나 회전하지 않는 관찰 기준을 말한다. 서로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두 기준에서 각각 시계를 같은 절차로 맞추어 둘 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대중 설명서 IX장은 선로와 열차를 이용한 사고실험으로 이 차이를 보여준다. 실제 번개 사고의 기록이 아니라 동시성을 비교하기 위해 설정한 상황이다.

선로의 두 장소에서 번개가 쳤고, 두 장소의 가운데에 정지한 사람에게 빛이 동시에 도착한다고 하자. 선로를 기준으로는 두 사건이 동시다. 번개가 칠 때 그 사람과 같은 위치에 있던 열차의 중앙 관찰자는 앞으로 움직인다. 선로에서 보면 앞쪽의 빛을 향해 가고 뒤쪽의 빛에서는 멀어지므로 앞쪽 빛을 먼저 받는다.

먼저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출발도 먼저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열차를 기준으로는 중앙 관찰자가 정지해 있고 번개가 친 두 위치에 대응하는 열차의 앞뒤 지점까지 거리가 같다. 이 기준에서도 빛의 속도를 같게 두면, 같은 거리를 온 앞쪽 빛이 먼저 도착한 것은 앞쪽 사건에 더 이른 시각을 붙여야 함을 뜻한다. 선로에서는 동시인 두 사건이 열차에서는 동시가 아니다. 수신의 지연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각 기준에서 거리와 빛의 이동 시간을 계산한 뒤에도 판정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 결과는 진공에서 빛의 속도를 모든 관성계가 같게 측정한다는 원리와 연결된다. 일상에서는 달리는 물체의 속도를 다른 이동 속도에 더하거나 빼는 일이 익숙하다. 빛에 같은 계산을 그대로 적용하면 상대성 원리와 빛의 속도 조건을 동시에 유지하기 어렵다. 아인슈타인의 대중 설명서 (새 창)는 시간의 정의와 동시성 문제를 이런 충돌과 연결해 설명한다. 이 책은 1905년 논문 자체가 아니라 후에 쓴 설명서의 영어 번역이다.

관점이 달라지니 아무 말이나 참이 된다고 이해하면 물리학의 내용을 잃는다. 서로 다른 관성계의 값에는 정해진 변환 관계가 있다. 각각의 결과를 상대방의 기준으로 옮겨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실험과 이론이 연결된다. 누가 무엇을 좋아하거나 어떤 의견을 갖느냐와는 관계없는 제약이다. 동시성의 기준 의존성이 가치판단의 무제한 상대주의를 증명하지는 않는다.

함께 돌아와 비교한 시계에는 기록이 남는다

떨어진 사건의 시간 좌표를 정하는 문제와 한 시계가 실제로 세어온 경과 시간을 비교하는 문제도 나누어 보아야 한다. 두 시계를 같은 장소에서 맞춘 뒤 서로 다른 경로를 거쳐 다시 만나게 하면 각 시계의 기록을 직접 비교할 수 있다. 이 경우 비교 장소가 같으므로 멀리 있는 화면을 읽는 빛의 지연만으로 차이를 설명할 수 없다.

특수상대성이론에서는 시계가 따라간 시공간 경로에 대응하는 시간을 고유시간이라고 부른다. 어떤 기준의 좌표 시간과 한 시계가 자기 경로에서 센 시간은 구별된다. 빠른 왕복 여행을 한 시계와 남아 있던 시계의 차이를 생각할 때도 경로 전체를 비교해야 한다. 두 시계가 서로 상대적으로 움직여 보인다는 문장 한 줄만으로 왕복 과정의 대칭성을 주장할 수는 없다.

여기에 중력이 관여하면 시간의 비교 조건이 더 늘어난다. 지표 부근에서 더 높은 위치는 다른 중력 퍼텐셜에 있다. 앞서 소개한 NIST의 높이 실험은 그런 조건 차이에 따른 시계의 속도 변화를 측정한 것이다. 특수상대성이론의 단순한 상대 속도 설명만으로 이 효과까지 계산하려 하면 서로 다른 문제를 섞게 된다.

일상에서 벽시계끼리 크게 어긋나는 현상의 주된 원인을 모두 상대성 효과로 돌릴 이유도 없다. 확인하려는 차이가 시계의 성능과 관측 정밀도 안에서 드러나는지 먼저 봐야 한다. 오래된 저가 시계의 하루 오차와 원자시계로 검출하는 작은 상대론적 차이는 같은 규모가 아니다. 낯선 이론을 알게 되었다고 익숙한 고장을 전부 새 이론으로 설명할 필요는 없다.

33센티미터의 변화가 남긴 두 결과

역사적인 경도 측정에서는 배의 시계로 멀리 있는 장소의 시각을 알아내려 했다. 원자시계의 정밀도에서는 장치가 시간을 잃지 않는지만 묻는 것으로 부족하다. 높이를 바꾸거나 운동을 주는 것 자체가 비교할 경과 시간을 바꿀 수 있다. 시계가 잘 작동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 차이가 드러난다.

NIST 연구진은 한 실험에서 레이저가 놓인 테이블을 올렸고, 다른 실험에서는 시계 안의 이온 운동을 바꾸었다. 높인 시계의 진동 빈도는 비교 시계보다 조금 높아졌고, 이온에 운동을 준 시계에서는 조금 낮아졌다. 같은 두 장치를 놓고도 바꾼 물리적 조건에 따라 차이의 방향이 달랐다.

낯선 시간의 변화는 이 두 결과에서 구체적인 크기와 방향을 얻는다. 33센티미터는 사람에게 작지 않은 높이지만, 거기서 생긴 시계의 차이는 감각으로 알아챌 수 없을 만큼 작다. 정밀한 장치가 그 간격을 읽어냈을 때 높이를 바꾸는 평범한 동작도 물리학의 시간 비교가 되었다.

높이가 다른 시계 비교와 이온 운동 비교를 별도 패널로 나눈 개념도
높이 실험과 운동 실험 구분

원고가 소개하는 NIST의 높이 차이 비교와 이온 운동 비교는 서로 다른 실험입니다. 이 그림은 두 조건을 나눠 보여 주며 실험 장치나 측정값을 재현하지 않습니다.

Biz2Lab 편집 개념도 · 원자료의 이미지나 실측 데이터 복제 아님

관련 근거: NIST: Atomic clocks and relativity at a personal scale (새 창)

직접 들여다볼 원자료

아래 자료의 근거를 연결해 구성한 에세이입니다. 자료에서 확인한 사실과, 이를 오늘의 질문에 연결하는 원고의 해석을 구분해 읽어 주세요.

  1. NIST: Atomic clocks and relativity at a personal scale (새 창)

    2010년 높이 33센티미터 차이와 이온 운동을 이용한 별도 시계 비교 실험을 확인했습니다.

  2. 막스플랑크 연구소 Einstein Online: The definition of now (새 창)

    빛 신호를 이용한 동기화와 동시성의 정의에 포함되는 조건을 확인했습니다.

  3. Einstein Online: The relativity of space and time (새 창)

    동시성 및 시간·길이 비교의 관성계 의존성을 확인했습니다.

  4. 아인슈타인: Relativity, 로버트 로슨 영어 번역 전사본 (새 창)

    대중 설명서의 VIII·IX·XII장에서 시간 정의, 동시성, 움직이는 시계를 확인했습니다. 1905년 원 논문과 구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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