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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과 질서

막대기의 그림자로 지구를 재는 방법

눈앞의 작은 차이로 보이지 않는 전체를 어떻게 추론할까?

Biz2Lab 지식 에세이

지구의 둘레를 재라고 하면 긴 줄자를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측정할 대상을 한 바퀴 따라가지 않고도 길이를 알아내는 방법이 있다. 두 장소에서 햇빛이 들어오는 방향을 비교하고, 그 장소 사이의 거리를 아는 것이다. 에라토스테네스의 측정이 지금도 흥미로운 이유는 작은 도구의 값싼 기적 때문만은 아니다. 직접 본 것과 아직 보지 못한 전체 사이에 어떤 다리를 놓았는지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길 따라 7개의 장면

같은 햇빛 아래에서 그림자가 달라졌다

기원전 3세기에 활동한 에라토스테네스는 알렉산드리아와 시에네, 오늘날의 아스완 부근에서 하지 무렵 정오의 햇빛을 비교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에네에서는 해가 머리 위에 가까웠고, 알렉산드리아에서는 수직으로 세운 막대에 그림자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의 측정에 관한 저술 자체는 남아 있지 않다. 우리는 클레오메데스 등 후대 저자의 기록을 통해 방법을 재구성한다. MacTutor의 전승 자료 설명 (새 창)은 이 점을 함께 짚는다.

전해지는 계산에는 두 종류의 자료가 필요하다. 두 지점의 햇빛 방향이 얼마나 다른가, 두 지점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이다. 그림자의 존재만으로 둘레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태양을 관측하는 일과 지표의 거리를 알아내는 일이 같은 도형 안에서 만난다.

그림자 길이는 계절과 시각, 지형, 막대기의 기울기에 따라 바뀐다. 두 장소의 자료를 비교하려면 같은 천문 조건을 맞춰야 한다. 각 장소의 정오도 태양을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 서로 다른 날 오후에 잰 막대 그림자 두 개를 가져와 같은 계산에 넣으면 그 차이를 지구의 곡률 탓으로 돌릴 수 없다. 간단한 도구일수록 관측 조건을 정하는 일이 크게 드러난다.

막대기는 각도를 읽는 장치였다

막대기를 수직으로 세우고 끝에서 그림자 끝까지 햇빛의 경로를 생각하면 직각삼각형이 만들어진다. 막대기의 높이와 그림자의 길이는 태양이 수직 방향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알려준다. 계산에 필요한 것은 그림자의 길이 자체가 아니라 이 각도다. 막대를 두 배 높이면 그림자도 길어지지만, 같은 시각 같은 장소라면 각도는 유지된다.

각도를 지구의 크기와 연결하려면 가정이 필요하다. 지구를 구로 근사하고, 멀리 있는 태양에서 오는 빛을 두 도시 부근에서는 거의 평행하다고 보는 것이다. 구의 표면에서 수직으로 세운 막대는 각각 중심을 향하는 반지름 방향을 따른다. 평행한 햇빛을 기준으로 생긴 각도 차이는 두 도시를 중심에서 바라본 각도와 연결된다.

이 관계는 아무 가정 없이 그림자가 말해준 사실이 아니다. 가까운 작은 광원이 평평한 바닥을 비추는 경우에도 장소에 따라 그림자는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지구가 둥글다는 모형과 태양이 충분히 멀다는 조건을 함께 적어야 같은 관측이 같은 추론으로 이어진다. 여기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가정을 없애는 솜씨보다 가정을 계산 안에 공개하는 솜씨다.

두 도시의 거리가 계산을 완성한다

널리 소개되는 설명에서는 각도가 약 7.2도, 한 바퀴의 50분의 1이다. 두 도시가 같은 자오선에 있고 시에네의 태양이 천정에 놓이는 이상화된 배치에서는 이 각도가 두 도시 사이의 지구 중심각이 된다. 그러면 두 도시 사이의 남북 방향 지표 거리는 전체 둘레의 50분의 1에 해당한다. 린다 홀 도서관의 기하학 설명 (새 창)은 전해지는 5,000스타디온의 거리와 이 비율을 연결한다. 여기서의 계산은 둘레 = 거리 × 360 ÷ 각도다.

이해를 위한 가상 수치로 바꿔보자. 같은 조건의 두 지점에서 각도 차이가 9도이고 그 사이의 자오선 거리가 1,000킬로미터라면, 9도는 한 바퀴의 40분의 1이므로 둘레는 40,000킬로미터로 추정된다. 이 수치는 에라토스테네스가 실제로 측정한 값이 아니다. 작은 각도와 지역의 거리가 전체 크기로 바뀌는 비례를 보기 위한 예다.

각도만 알아서는 크기를 정할 수 없다는 점도 드러난다. 작은 공과 큰 공 위에 같은 각도 간격으로 점을 찍을 수 있다. 두 점 사이의 실제 길이가 있어야 어느 크기의 공인지 구별한다. 햇빛 관측과 거리 자료는 서로 다른 종류의 정보이며, 둘 중 하나가 나머지를 대신하지 못한다. 훌륭한 기하학도 부정확한 거리 입력을 자동으로 고쳐주지는 않는다.

평행한 햇빛, 구형 지구의 두 지점과 중심각을 연결한 개념도
그림자와 중심각의 연결

평행한 햇빛과 구형 지구를 가정하면 두 지점의 막대기 각도 차이를 지구의 중심각과 연결할 수 있습니다. 도시의 실제 배치나 거리를 재현한 지도는 아닙니다.

Biz2Lab 편집 개념도 · 원자료의 이미지나 실측 데이터 복제 아님

관련 근거: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 MacTutor: Eratosthenes (새 창)

깔끔한 도식 뒤에 남는 오차

교과서의 도식은 두 도시가 같은 자오선에 있고 한쪽에서 태양이 정확히 천정에 오는 경우를 보여준다. 실제 장소에서는 이 조건을 완벽하게 맞추기 어렵다. 비교한 길이가 남북의 지표 거리인지, 굽이치는 이동 경로의 길이인지도 중요하다. 도로에서 측정한 거리와 지구 중심각에 대응하는 호의 길이를 구분하지 않으면 계산의 입력부터 다른 대상을 가리킨다.

고대의 스타디온을 오늘날 몇 미터로 환산할지도 문제다. 같은 이름의 단위라고 해서 모든 지역과 시대에 길이가 같았다고 보장할 수 없다. MacTutor (새 창)는 환산값에 따라 결과의 정확도 평가가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소수점까지 정해진 현대 둘레와 나란히 놓고 단 하나의 오차율을 확정하는 방식은 피하는 편이 좋다.

그렇다고 불확실성이 발견되는 순간 측정 전체가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다. 각도와 거리를 결합하면 지구 규모를 추론할 수 있다는 방법은 평가할 수 있다. 역사적 수치가 실제 크기에 얼마나 가까웠는지는 별도의 자료 검토가 필요하다. 방법의 타당성, 입력 자료의 품질, 전승의 정확도를 따로 묻는 일이 한 숫자에 감탄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려준다.

지구가 구라는 근사는 어디까지 쓸까

현대에는 지구가 완전한 구가 아니라 적도 부근이 부푼 타원체에 가깝다는 사실을 안다. 산과 해구, 중력장의 차이까지 고려하면 지구의 모양은 더 복잡해진다. NOAA의 지구 모양 설명 (새 창)은 측지학이 크기와 모양, 중력장과 지표 위치를 함께 다룬다고 소개한다. 고대의 간단한 구 모형과 현대의 정밀한 좌표 체계를 같은 정확도로 기대할 수는 없다.

구 근사는 계산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범위를 정한다. 지구 규모를 거칠게 이해하려는 질문에는 유용하지만, 좁은 땅의 경계를 정하거나 높이를 정밀하게 비교하는 질문에는 더 세밀한 기준이 필요하다. 현실의 모든 특징을 담아야만 모형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아무 계산도 시작하지 못한다. 반대로 시작할 때 생략한 특징을 잊으면 결과를 지나치게 넓은 곳에 적용하게 된다.

막대기의 그림자와 도시 사이 거리로 얻은 둘레값에는 산의 높이나 해안선의 굴곡이 따로 들어 있지 않다. 전 지구의 규모를 묻는 데 사용한 도형은 개별 지형의 세부를 되돌려주지 않는다. 둘레를 계산한 뒤에도 더 작은 장소의 모양을 알아내는 측정은 계속 필요하다.

막대기 바깥으로 뻗은 계산

이 방법을 오늘날 교육 실험으로 다시 생각한다면 막대기 사진 한 장보다 필요한 기록이 많다. 위치, 날짜, 태양을 기준으로 한 관측 시각, 막대기의 수직 여부, 그림자 측정 방식, 두 지점 사이 거리의 기준을 함께 남겨야 한다. 다른 사람이 같은 계산을 검토할 수 있어야 그림자의 차이가 개인의 인상을 넘어 비교 가능한 자료가 된다.

관측은 두 장소에서 끝나지만 계산은 그 사이를 넘어 지구 전체로 이어진다. 그림자에서 얻은 각도는 원을 몇 조각으로 나눌지 정하고, 도시 사이 거리는 그 한 조각의 길이를 준다. 눈앞에 있는 부분이 전체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 설명할 수 있을 때, 직접 지나가보지 못한 구간에도 길이를 부여할 수 있다.

그렇게 얻은 세계를 종이에 펼치는 과정은 지도 투영의 선택으로 이어진다. 에라토스테네스의 도형에서는 막대가 한 장소에 서 있는 동안 계산의 범위가 그 장소 밖으로 뻗었다. 짧은 그림자와 지구 둘레 사이의 긴 간격을 이어준 것은 서로 다른 장소의 자료를 한 원 안에 놓는 기하학이었다.

직접 들여다볼 원자료

아래 자료의 근거를 연결해 구성한 에세이입니다. 자료에서 확인한 사실과, 이를 오늘의 질문에 연결하는 원고의 해석을 구분해 읽어 주세요.

  1.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 MacTutor: Eratosthenes (새 창)

    소실된 저술과 후대의 전승, 태양광 가정, 스타디온 길이의 논쟁을 확인했습니다.

  2. 린다 홀 도서관: Eratosthenes of Cyrene (새 창)

    7.2도와 거리의 비례를 설명한 기관 자료입니다. 세부 일화와 현대 단위 환산은 확정하지 않습니다.

  3. NOAA: Is the Earth round? (새 창)

    현대 측지학에서 지구를 완전한 구로 다루지 않는 이유를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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