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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과 모형

깨진 컵을 되돌리기 어려운 이유

가능한 변화와 저절로 일어나는 변화는 어떻게 다를까?

Biz2Lab 지식 에세이

이야기의 길 따라 6개의 장면

거꾸로 돌린 영상에서 빠진 것

깨진 컵의 영상을 거꾸로 재생하면 조각들이 바닥에서 날아올라 온전한 컵이 된다. 화면의 프레임을 반대 순서로 놓는 것은 쉽다. 실제 바닥에서 같은 일이 일어나게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조각의 위치뿐 아니라 속도, 공기의 움직임, 바닥의 진동, 흩어진 열까지 필요한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깨질 때 컵의 에너지가 없어졌기 때문에 복원이 어렵다고 설명하면 정확하지 않다. 에너지는 소리, 열, 조각의 운동과 변형 등으로 옮겨 간다. 보존되는 양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변화의 방향까지 정해지지는 않는다. 같은 총액을 가진 두 장부가 서로 다른 거래 내역을 가질 수 있듯, 에너지 합계가 같아도 과정은 다를 수 있다. 장부는 에너지의 흐름을 설명하기 위한 비유이며 물리 법칙의 유도는 아니다.

컵의 모양만 보고 엔트로피를 계산할 수도 없다. 조각 수를 세거나 보기 싫은 정도를 점수로 매긴 값이 열역학적 엔트로피가 되지는 않는다. 이 글은 컵 파손의 정밀 모형을 만들기보다, 그 장면이 불러오는 “왜 반대 방향은 보기 어려운가”라는 질문을 더 단순한 물리계로 옮겨 살펴본다.

방 하나에 갇힌 기체부터 생각하기

단열된 상자 가운데 칸막이가 있고 한쪽에만 기체가 있다고 하자. 다른 쪽은 비어 있다. 칸막이를 제거하면 기체가 상자 전체로 퍼진다. 이상기체의 자유 팽창이라는 조건에서는 밖과 열을 주고받거나 밖에 일을 하지 않아도, 접근할 수 있는 부피가 커지면서 엔트로피가 증가한다. OpenStax의 자유 팽창 설명 (새 창)은 내부 에너지와 온도가 변하지 않는 이 사례를 다룬다.

이 예가 유용한 까닭은 변화의 방향과 온도 변화를 떼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엔트로피가 커졌으니 반드시 더 뜨거워졌다고 결론 내릴 수 없다. 상태가 허용하는 입자들의 배치와 운동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온도는 입자 수준의 에너지와 관련되지만 엔트로피와 같은 양이 아니다.

이 글의 미시 상태와 정보 이론에서 세는 불확실성도 이름이 비슷하다고 측정 대상까지 같아지는 것은 아니다. NIST의 켈빈과 볼츠만 상수 안내 (새 창)는 온도와 미시적 에너지의 연결을 설명한다.

상자의 왼쪽에 입자가 모두 모인 경우와 양쪽에 나뉘어 있는 경우를 비교해 보자. 위치만 따지는 단순한 장난감 모형에서는 각 입자가 왼쪽 또는 오른쪽에 있다고 적을 수 있다. 입자 네 개가 정확히 둘씩 나뉘는 배열은 여섯 가지이고, 네 개가 모두 왼쪽에 있는 배열은 한 가지다. 여섯 가지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려면 왼쪽에 놓일 두 입자의 조합을 고르면 된다. 실제 기체의 엔트로피는 위치와 운동량 등의 조건을 더 포함하므로 이 숫자 자체가 기체 실험의 측정값은 아니다.

많은 미시 상태가 비슷한 거시적 모습에 해당할 수 있다. 압력과 온도를 재고 상자가 골고루 찼다고 말해도, 각 입자의 정확한 위치와 속도를 모두 알지는 못한다. 자주 나타나는 큰 규모의 상태를 설명하는 일과 가능한 모든 미시 상태를 하나씩 추적하는 일은 다르다. 그 차이가 통계적 설명의 출발점이 된다.

기체가 한쪽 공간에 있던 상태와 분리판 제거 후 넓은 공간의 배치를 비교한 그림
기체가 갈 수 있는 공간

분리판을 제거하면 기체가 접근할 수 있는 공간과 가능한 미시적 배치가 늘어납니다. 같은 수의 점을 설명용으로 배치했으며 실제 분자 궤적이나 실험 데이터가 아닙니다.

Biz2Lab 편집 개념도 · 원자료의 이미지나 실측 데이터 복제 아님

관련 근거: OpenStax University Physics 2, 엔트로피 (새 창)

열이 흐를 때 두 물체의 몫을 함께 적는다

이제 단순화한 두 열 저장고를 놓자. 하나는 400켈빈, 다른 하나는 300켈빈이며, 600줄의 열이 뜨거운 쪽에서 차가운 쪽으로 이동한다고 가정한다. 두 저장고가 충분히 커서 온도가 유지되면 뜨거운 쪽의 엔트로피 변화는 −600/400, 차가운 쪽은 +600/300줄 매 켈빈으로 계산된다. 합은 +0.5줄 매 켈빈이다. 이 값은 설명용으로 정한 조건에서 직접 계산한 예이며 실제 컵을 측정한 수치가 아니다.

뜨거운 쪽만 보면 엔트로피가 줄었다. 두 쪽을 합하면 늘었다. 그래서 “엔트로피는 절대로 줄지 않는다”라는 문장을 모든 물체에 따로 적용할 수 없다. 열역학 제2법칙의 범위를 말할 때에는 외부와 물질이나 에너지를 주고받지 않는 고립계인지, 아니면 계와 환경을 함께 계산하는지 밝혀야 한다. 엔트로피의 정의와 제2법칙을 다루는 공개 교재 (새 창)에서도 부분의 감소와 전체의 증가를 구분할 수 있다.

위 계산에 쓴 열을 온도로 나누는 관계에는 조건이 붙는다. 엔트로피 변화는 상태량이며 두 평형 상태를 잇는 가역 경로의 열 교환으로 계산한다. 온도가 달라지면 한 번의 나눗셈으로 끝내지 않고 그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 실제 과정이 빠르고 비가역적이라고 해서, 그때 흐른 열을 임의의 온도로 나눈 값이 언제나 정답이 되는 것은 아니다.

냉장고 문 안쪽만 보면 생기는 착시

냉장고는 차가운 안쪽에서 열을 가져와 더 따뜻한 바깥으로 내보낸다. 앞의 자연스러운 열 흐름과 반대 방향처럼 보이지만 모터에 외부 일이 공급된다. 바깥으로 내보내는 열에는 안쪽에서 꺼낸 열뿐 아니라 투입된 일의 효과도 포함된다. 냉장고와 열펌프의 작동 설명 (새 창)은 이 세 항목을 함께 놓는다.

열을 꺼내고 일을 공급하는 구분은 증기기관의 열과 일을 읽을 때도 필요하다. 장치의 안쪽만 보던 시선을 에너지의 출입으로 넓히게 한다.

냉각되는 물체만 잘라 보면 엔트로피가 줄어드는 일이 가능하다. 장치와 주변을 포함한 계산을 따로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제2법칙과 국소적인 정돈은 함께 성립할 수 있다. 눈앞에서 질서가 만들어졌다는 이유로 법칙에 예외가 생겼다고 판단하면, 그 과정을 유지하는 바깥의 비용을 놓친다.

앞의 두 저장고를 이용해 가상의 냉각 장치를 계산해 볼 수 있다. 300켈빈 쪽에서 600줄의 열을 가져오고 외부에서 300줄의 일을 공급받아, 400켈빈 쪽으로 900줄을 방출한다고 정하자. 에너지 장부에서는 들어온 600과 300의 합이 나간 900과 맞는다. 저장고의 엔트로피 변화는 차가운 쪽에서 −2줄 매 켈빈, 뜨거운 쪽에서 +2.25줄 매 켈빈이므로 합은 +0.25다. 두 저장고의 온도가 유지되고 장치는 주기를 마친다는 단순화 아래의 직접 계산이며 실제 냉장고 성능을 보고한 수치가 아니다. 안쪽의 감소만 보면 역행처럼 보이지만, 외부 일을 포함해 적으면 앞서 빠졌던 열의 몫이 드러난다.

같은 이유로 책상 정리, 도시의 혼잡, 마음의 혼란을 곧바로 열역학적 엔트로피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그런 비유는 퍼짐과 되돌림의 어려움을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무엇을 상태로 정하고 어떤 변수를 측정할지 없으면 수치 계산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정치나 삶의 결말이 반드시 나빠진다는 주장을 제2법칙으로 입증할 수도 없다. 그 주장은 이 물리계의 경계를 벗어난다.

컵 조각이 저절로 모이지 않는 까닭의 범위

기체와 열의 예에서 일상으로 돌아오면, 깨진 컵을 복원하기 어렵다는 말이 더 구체적으로 들린다. 큰 규모에서 비슷하게 흩어진 모습에 해당하는 미시 조건은 매우 많고, 온전한 컵으로 되돌아갈 정밀한 조건은 매우 제한적이다. 주변으로 퍼져 개별적으로 추적하기 어려워진 운동과 열의 조건까지 맞추는 일은 단순히 조각을 가까이 놓는 일보다 까다롭다. 다만 컵의 파괴와 접착에는 재료, 균열, 화학적 결합도 관여하므로 이 설명만으로 복원 공정을 예측하지는 않는다.

유한한 미시계의 모든 우연한 변화까지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도 지나치다. 통계적 설명은 어떤 조건에서 어떤 변화가 압도적으로 자주 나타나는지 다룬다. 거시적 제2법칙이 잘 작동하는 범위와 미시적 요동에 관한 질문을 구분해야 한다. 엔트로피 하나로 우주의 모든 시간 문제를 풀었다고 주장할 필요도 없다.

처음 영상으로 돌아가면, 화면이 보존한 것은 컵의 겉모양에 관한 제한된 기록이다. 프레임을 뒤집어 얻은 장면은 주변의 미시 조건을 실제로 되돌린 과정이 아니다. 컵을 고칠 수는 있어도, 고치는 동안 들인 일과 주변의 변화까지 없던 것으로 만들지는 못한다. 되돌림의 어려움을 설명하려면 시간이라는 단어만 반복하기보다 무엇을 되돌리고 무엇을 계산에 넣었는지 먼저 적어야 한다.

직접 들여다볼 원자료

아래 자료의 근거를 연결해 구성한 에세이입니다. 자료에서 확인한 사실과, 이를 오늘의 질문에 연결하는 원고의 해석을 구분해 읽어 주세요.

  1. OpenStax University Physics 2, 엔트로피 (새 창)

    가역 경로로 정의하는 상태량과 전체 엔트로피 변화의 조건.

  2. OpenStax University Physics 2, 미시적 엔트로피 (새 창)

    미시 상태, 자유 팽창, 계와 환경을 함께 계산하는 공개 대학 교재.

  3. OpenStax University Physics 2, 냉장고와 열펌프 (새 창)

    외부 일이 투입되는 냉각과 바깥으로 방출되는 열의 관계.

  4. NIST, 켈빈과 볼츠만 상수 (새 창)

    온도와 입자 수준의 에너지를 연결하는 상수와 SI 온도 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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